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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길 거부한다> 요즘 60세는 총각새댁
  • 금강노인종합복지관
  • 2008.10.31 10:02:08
  • 1,948

    고령화 문제가 제일 심각한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은 현재 전체 인구의 22.1%. 1994년 노인 인구가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뒤, 2006년 초고령사회(20% 이상)가 됐다.

    하지만 이런 일본의 기록을 조만간 한국이 갈아치우게 된다. 우리의 노인인구는 올해 처음 500만명을 돌파했다. 인구 10명당 1명이 노인인 셈이다. 우리는 10년 후인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超)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에 도달하는 기간이 일본은 각각 24년·12년이었던 데 비해, 우리는 불과 18년·8년 만에 달성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는 엄청난 속도다.

    노인인구 증가는 우리사회 각 분야에서 양적·질적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이미 경비와 청소, 식당, 택배 등 사회 기초분야에서 이들의 노동력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층에 편입되는 10년 후부터는 고학력과 전문성을 갖춘 노인들이 대거 등장해 일자리를 놓고 젊은 세대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3~8일 경기 고양시 국제종합전시관 킨텍스에서 열린‘시니어 포토모델 선발대회’에 참여한 노인들이 악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60~90대 노인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 400여명이 참여했으며, 수상자는 노인 관련 업체의 홍보모델로 활동하게 된다. / ㈜포시니어스 제공
    촛불집회 등 사회 현안을 놓고 댓글로 젊은이들과 사이버 논쟁을 벌이는 노인들 모습도 이제 낯설지 않다.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과 경제적 열세(劣勢)는 때로 노인범죄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과연 우리사회는 이처럼 새로운 노인들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 노인들은 어쩌면 내일의 나일지 모른다.

    지난 6월 중순 서울의 한 음식점에 "어머니 환갑(還甲)잔치를 하겠다"는 예약전화가 걸려왔다. 환갑잔치 전문이라고 인터넷 광고를 낸 지 5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 식당에 환갑잔치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노인이 많은 농촌마을에서도 환갑잔치는 자취를 감췄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30.4%로 가장 높은 전남 고흥군의 포두면 남성마을은 주민(865명)의 70%가 노인이지만 최근 5년 사이 어느 집에 환갑이 돌아왔는지조차 모른다고 한다.

    이형근(51) 이장은 "요즘 60세는 너무 젊고 건강해 우리 마을에서는 총각 새댁으로 통한다"고 했다.

    조경환 고려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1948년에는 평균 수명이 50세도 안 됐지만 지금은 80세에 달한다"며 "노인의 기준을 65세로 두는 것이 적당한지 재고해봐야 한다"고 했다.





    노인 뺀 노인대학

    동네 경로당·노인정도 이런 이유로 갈수록 썰렁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목동 L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경로당. 80대 노인 두 명이 누워 자고 있을 뿐 한산하다.

    최연금(여·69)씨는 "보통 75세는 넘어야 경로당에 가지, 그보다 젊은 사람들은 돈 벌러 나서거나 아예 경로당이란 말 자체가 싫어 가지 않는다"고 했다.

    노인대학들도 슬그머니 노인이란 명칭을 빼고 있다. 경기도 일산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 2000년 호수문화대학을 열었다. 한 관계자는 "전엔 노인들이 어른 대접만 받으려 했지만,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 호칭에 오히려 발끈하신다"며 "노인복지센터들도 분위기를 젊게 유지하고 취업 특강 등 실용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성형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고객 10명 중 1명이 노인 고객이라는 것이 성형업계의 설명이다.

    신용호 BK동양성형외과 원장은 "70%가 쌍꺼풀 수술이고, 주름 교정과 임플란트 시술도 많이 한다"며 "예전에는 단순히 젊어 보이려고 했지만 요즘은 사회활동에 필요해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올해 고희(古稀)를 맞은 박정숙(여·70·가명)씨도 그런 경우다. 지난해부터 각종 취업박람회와 지역 축제에 나레이터 모델로 뛰던 그는 올해 섭외가 뜸해지자 성형을 결심했다. 그는 "웃을 때 코 옆 주름이 깊게 져 사진이 잘 안 나와서 고민 끝에 보톡스 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박씨가 성형까지 하며 모델 일에 열심인 것은 일당 7만원 때문만은 아니다. 교사로 일하다 57세에 퇴직한 그는 "몸도 건강한데 일할 기회가 없으니 쓸모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며 "모델 일로 인해 세상과 다시 연결된 기분"이라고 했다.

    이처럼 평균 수명이 늘고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하면서 노인들의 욕구는 늘어나지만 현실에서 이를 뒷받침해줄 경제력과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30년엔 중간 나이가 49세

    지난해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큰 고민으로 꼽은 노인이 전체의 38%였다. 또 노인층의 57%가 취업을 원해도 실제 고용률은 31%다. 생활력이 없는 노인의 부양문제는 결국 젊은 세대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우리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15~49세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은 1970년 4.53명에서 2005년 1.08명까지 떨어졌다. OECD 평균 1.6명, 일본도 1.36명임을 감안할 때 심각한 수준이다.

    결국 노인 부양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세대와 당연히 부양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노인들 사이에 세대(世代) 갈등이 조성될 가능성도 높다.

    2008년 현재 생산가능인구 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2020년에는 4~5명이, 2030년엔 2~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노인 의료비도 계속 증가 추세다. 지난해 노인 의료비는 9조원을 돌파, 전체 의료비의 28.2%를 차지했다.

    문제는 젊은 세대는 계속 줄고, 전체 인구의 나이는 점점 높아간다는 점이다. UN이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은 이를 말해준다. 우리나라의 중위연령(한 나라의 인구를 일렬로 세웠을 때 정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나이)은 2005년 34.8세다. 그러나 2030년엔 49세, 2050년엔 56.7세로 증가한다. 일본(2005년 42.9세, 2030년 51.3세, 2050년 52.3세), 미국(2005년 36.1세, 2030년 39.1세, 2050년 41.1세) 등에 비해 훨씬 빠르다. 다시 말해 노인들이 생물학적으로 부양받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다는 뜻이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특히 노인인구 전체가 곧 유권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표가 결집될 경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 관계자는 "정치적 측면에서 볼 때 노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이를 투표에 반영하게 되면 사회의 큰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정란 한서대 노인복지학과 교수는 "일을 통해 자립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노인들의 욕구를 사회의 생산동력으로 바꿔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08.10.30  조선일보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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