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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은 일하고 싶다] "사장보다 나이가…" 눈물 젖는 이력서
  • 금강노인종합복지관
  • 2007.01.11 09:51:21
  • 1,466
    [5060은 일하고 싶다] "사장보다 나이가…" 눈물 젖는 이력서

    <상>고령자 실업 실태…회사선 월급 축내는 퇴물로 취급 “나가라”

    항공사 기술자도 공직 출신도 구직 허탕…일자리 하나두고 17명 지푸라기 잡듯 경쟁


    50대와 60대를 일컫는 5060세대의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2001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에 들어간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사회(14%이상)를 거쳐 2026년 초고령사회(20%이상)를 맞는다.
    고령자 실업 문제는 지금부터라도 사회 각 주체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미래에 엄청난 재앙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고령자 실업의 실태와 문제점, 개선 방안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사람 망가지는 거 하루 아침이데요. 나이 든 게 무슨 죄도 아니고….”

    경기 안성시에 사는 김모(51)씨는 4년 전만 해도 잘 나가는 항공사의 기체 정비담당 엔지니어였다. 회사에서 나오는 공짜 항공권으로 1년에 한번씩 가족 해외 여행도 다녀오는 멋진 가장이었다.

    김씨의 어깨가 처진 것은 회사의 구조조정 칼 바람에 명예퇴직을 한 2002년부터다. 그는 “나가야 할지 고민도 했지만 ‘이 회사 아니면 할 일이 없겠느냐’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세상은 냉정했다. 경쟁 항공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허사였다. 기계 관련 다른 업체들에 이력서를 냈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나이가 문제였다.

    그렇게 1년 남짓 허송세월 한 끝에 선택한 게 트럭 사업주다. 화물차를 사서 물류회사의 용역을 맡아 배달 일을 시작했다. 그는 “운전도 힘들었지만 고객들에게 웃는 낯으로 대해야 하는 게 고역이었다”며 중도하차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결국 4개월 뒤인 2004년 2월 이 일을 그만두었고 트럭은 원래 산 값의 절반에 팔아치웠다.

    이후 그는 3년 가까이 실업자 신세다. 이곳 저곳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모두 퇴짜다. “그 나이에 기름 묻히는 힘든 일을 버텨낼 수 있겠냐”는 조롱만 돌아왔다. 김씨네 집은 아내(48)가 대형 할인마트 계산원 일을 해 받는 돈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1996년 0.6%에 불과하던 55~64세 고령자 실업률은 99년 외환위기 영향으로 4.5%까지 치솟은 뒤 2001년 1.7%로 진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다시 증가해 2005년에는 2.5%까지 올라 다시 상승세를 탔다. 구직자(55~64세)는 2002년 9만 명에서 지난해 13만9,000명으로 무려 40% 증가했다.

    무엇이 5060세대를 실업자로 내 몬 걸까. 일할 의욕과 능력이 있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노동부 고용정보시스템(워크넷)에 등록된 구인ㆍ구직 통계를 보면 55세 이상의 일자리 경쟁배수는 17.67배였다. 일자리 1개를 놓고 17명의 고령자가 치열하게 다툰다는 뜻이다. 29세 이하 청년층의 경쟁배수는 1.93배였다.

    고령자를 직업적으로 퇴물 취급하는 사회적 편견과 “내가 왕년에…”라는 생각에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5060 실업자들의 적이다.

    지방 시청 공무원으로 일하다 2000년 정년 퇴직한 이모(64)씨는 6년째 놀고 있다. 처음엔 보수 등 조건이 안 좋다며 일자리를 거절했다. 2년 전부터는 낮은 월급도 괜찮다며 눈높이를 낮췄지만 계속 허탕이다. 그는 “사장보다 나이가 많다고 거절 당한 적도 있다”며 “나이 많다고 무조건 퇴짜를 놓지 말고 며칠만이라도 일을 시켜 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한숨 지었다.

    기업들은 50대 초반만 돼도 조기 퇴직을 강요한다. 30,40대 때 ‘일벌레’로 능력을 인정 받은 사람도 50줄에 들어서기 무섭게 월급만 축 내는 ‘돈벌레’로 전락한다.

    노동연구원 김동배 연구위원은 “나이 많을수록 돈을 많이 받는 현행 연공서열식 임금체계에서는 고령자 1명이 나가면 젊은 사람 2,3명을 쓸 수 있다”며 “일정 연차 이후에는 고용을 계속하는 대신 임금을 줄이는 임금피크제 등 정년 연장과 고령자 고용을 위한 시스템이 조속히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 노무직이라도 차지하기 위해 고령자와 중ㆍ장년 여성, 청년 실업자가 경쟁을 벌이는 것도 문제다. 청년 일자리 박람회에 고령자가, 고령자 취업 박람회에 중ㆍ장년 여성이 심심찮게 눈에 띄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수원 교수는 “고령자도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채용 정보를 챙기고 유망 자격증을 따는 등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 입력시간 : 2006/11/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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